강석훈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패션을 모르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CEO가 한 말이다.
그가 원래 만들던 것은 영화 추천 앱이었다. 왓챠. OTT가 대중화되기 전,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먼저 만들었던 팀이다. 그 팀이 패션으로 왔다. "패션 상품 구매 패턴이 콘텐츠 소비 패턴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인사이트 하나를 들고.
2024년 에이블리 MAU 938만명. 무신사(약 700만명)를 넘어 국내 패션 플랫폼 1위다. 거래액 2조 5,000억원, 매출 3,343억원(YoY +28.8%). 알리바바가 1,000억원을 넣으며 기업가치 3조원 유니콘이 됐다. 왓챠의 추천 알고리즘이 패션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해부한다.
1. 에이블리 핵심 수치 (2024년)
938만명
MAU (에이블리 앱, 2024.09)
2.5조원
2024년 거래액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 2조 돌파)
3,343억원
2024년 매출 (YoY +28.8%)
3조원
기업가치 (2024.12, 알리바바 투자)
7만개+
입점 셀러 수
60%+
전체 직원 중 개발·데이터 인력 비중
2024년 에이블리의 영업손실은 -154억원이다. 2023년 흑자(+33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것을 어떻게 읽느냐가 에이블리 BM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신사업인 4910(남성 패션)과 아무드(일본)에 대한 공격적 투자 때문이다. 4910은 2024년 1분기 대비 4분기 거래액이 560% 성장했다. 적자는 실패가 아니라 선투자의 결과다.
에이블리의 성장 속도는 거래액 추이로 확인된다. 2019년 1,100억원 → 2020년 3,800억원 → 2021년 7,000억원 → 2022년 1.2조원 → 2023년 1.5조원 → 2024년 2.5조원. 5년 만에 22배 성장이다. 이 성장의 엔진이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이다.
2. 수익 구조 — 수수료 56%, 풀필먼트 44%
에이블리 셀러스 — 서비스 매출 (56%)
오픈마켓형 판매 수수료
셀러 직접 등록·판매
2024년 매출: 1,891억원 (YoY +42%)
→ 플랫폼 수수료 중심
에이블리 파트너스 — 상품 매출 (44%)
사입·배송·CS·마케팅 전 대행
셀러는 코디·촬영만 담당
2024년 매출: 1,451억원 (YoY +15%)
→ 풀필먼트 수수료 + 상품 마진
에이블리 수익 구조의 핵심은 두 채널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이다. 셀러스(수수료)는 이미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형 셀러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마케팅을 직접 한다. 에이블리는 플랫폼과 결제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파트너스(풀필먼트)는 인플루언서가 아닌 초보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입·물류·CS 모두 에이블리가 대행하고, 셀러는 "어떤 옷을 고르고 어떻게 코디할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파트너스 셀러 8,500명 중 20대 중반(23~26세)이 25%로 가장 많고, 10대 창업자가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만 15세부터 입점이 가능하다. 자본도, 물류 경험도, 결제 시스템도 없어도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패션 셀러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은 공급 측면의 진입장벽을 사실상 없앤 것이다. 7만 개 이상의 셀러가 만드는 상품 다양성이 에이블리의 핵심 자산이다.
3. 왓챠 알고리즘이 패션에서 작동하는 방식
📌 에이블리 AI의 핵심 원리
25억개 스타일 데이터 기반 협업 필터링. "이 옷을 클릭한 사람들이 같이 본 것"이 아니라 "나와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이 구매한 것"을 추천한다. 앱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Lock-in을 만든다.
왓챠에서 영화 추천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좋아한 다른 영화"가 아니라, "나와 취향 패턴이 비슷한 사람들이 높게 평가한 영화"를 추천한다. 유사 취향 사용자 클러스터를 찾아 교차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이다. 강석훈 대표가 이것을 패션에 적용했을 때의 인사이트는 간단했다. "패션 구매 패턴도 콘텐츠 소비 패턴과 동일하게 취향 클러스터로 묶인다."
이 알고리즘이 카테고리 확장과 만나면 더 강력해진다. 패션을 구매한 사용자의 취향 데이터가 뷰티 추천에 활용된다. 뷰티 구매 패턴이 라이프 추천에 연결된다. 에이블리의 뷰티 거래액이 YoY +150%, 푸드가 3배 증가한 것은 신규 카테고리 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 AI 교차 추천이 기존 패션 사용자를 새 카테고리로 자연스럽게 안내하기 때문이다.
에이블리가 AWS 범용 솔루션 대신 자체 AI를 개발한 것은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다. 전체 직원 320명 중 60% 이상이 개발·데이터 분석 인력이다. 매출 3,343억원 기업이 개발팀에 이 비중을 유지한다는 것은 AI 추천을 단순한 기능이 아닌 핵심 사업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복제할 수 없다. 25억개의 스타일 데이터와 6년간 학습된 취향 모델은 후발주자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다.
4. 4910과 아무드 — 적자의 정체
+560%
4910 2024년 1Q→4Q 거래액 성장
170만명
4910 MAU (남성 패션 앱 2위)
+300%
아무드 2024년 하반기 거래액 YoY
4910은 에이블리가 2023년 하반기 출시한 남성 패션 앱이다. 출시 후 1년 만에 MAU 170만명, 남성 패션 앱 2위(무신사 다음)를 달성했다. 2024년 1분기 대비 4분기 거래액 +560%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장이다. 에이블리의 AI 추천 엔진을 남성 패션 데이터에 적용하자 동일한 패턴의 성장이 나타났다. 알고리즘이 패션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는다는 증거다.
아무드는 일본 패션 앱이다. 2024년 누적 다운로드 560만 회, 하반기 거래액 YoY +300%. AI 이미지 검색 기능 도입 후 2개월 만에 이용 고객 +177%, 검색 횟수 +182%. 한국에서 검증한 AI 추천 엔진을 일본 시장에 이식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알리바바의 1,000억원 투자가 아무드 확장의 물류 인프라를 지원한다. 에이블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실현되고 있다.
5. 한국 창업자가 에이블리에서 배워야 할 것
1. 이전 창업의 핵심 기술을 새 시장에 이식하라
→ 왓챠의 개인화 추천 → 에이블리 패션. 도메인을 바꾸더라도 핵심 기술 역량은 이식 가능하다. 이미 검증된 기술을 새 시장에 먼저 적용하면 속도 우위가 생긴다.
2. 플랫폼이 대행하면 공급자 수가 폭발한다
→ 풀필먼트 대행으로 15세도 창업 가능. 공급 측 진입장벽을 낮추면 상품 다양성이 폭발하고, 다양성이 수요를 만든다. 양면 시장에서 공급자를 먼저 키워라.
3. 도메인 비전문가가 기존 관행을 깬다
→ "패션을 모른다"는 것이 강점. 기존 패션 업계의 편견 없이 모든 스타일을 수용. 1위 셀러 '크림치즈마켓'은 패션 전문가라면 입점 거부했을 스타일이다.
4. 적자는 성장 속도를 보고 해석하라
→ 2024년 적자 -154억원, 하지만 4910 +560%, 아무드 +300%. 신사업 투자 적자인지, 구조적 손실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에이블리가 투자 혹한기였던 2024년 12월에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한 것은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다. 알리바바는 과거 11번가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됐고, 무신사·오늘의집·발란 등을 검토했다가 거절했다. 에이블리만 선택한 이유는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과 AI 기술 역량이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와 에이블리의 AI 추천 엔진이 만나면 동남아, 일본, 중동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할 때는 돈보다 그들이 가진 인프라가 무엇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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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C 9블록 도해, 투자 히스토리 전체, 무신사·지그재그 경쟁사 비교, 알리바바 투자의 전략적 의미 상세 분석이 원문에 있습니다.
👉 전문 보기: https://demoday.co.kr/bm-analysis/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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