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하면 세스코가 떠오른다. 그런데 폐기물 하면? 한국에는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었다. 김근호 대표는 미국에서 WM(Waste Management) 트럭이 거리를 다니는 것을 보고 이 공백을 발견했다.
2018년 충남 예산에서 리코를 창업했다. 노스웨스턴대 산업공학 출신 금융 트레이더가 폐기물 공장에서 수년간 일한 후 시작한 회사다. B2B 사업장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는 현재 스타벅스·맥도날드·코엑스·스타필드 등 5,000개+ 사업장에서 쓰인다.
2025년 3월 이케아를 31개국에서 운영하는 잉카그룹의 투자 부문 ‘잉카 인베스트먼트’로부터 585억원 시리즈C를 유치했다. 잉카 인베스트먼트의 첫 한국 투자, 첫 아시아 투자다. 순환경제 기업에 1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 회사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리코다. 이 투자의 의미를 분석한다.
1. 리코 핵심 수치
585억원
시리즈C (2025년 3월, 잉카 인베스트먼트 리드·KDB산업은행·GS·D3쥬빌리)
885억원
누적 투자 (시드 → A 35억 → B 120억 → B브릿지 145억 → C 585억)
5,000+
고객사 (2024년 기준 | 2020년 500개 → 10배 성장)
200억원+
2023년 연매출 (2023년 5월 월매출 20억 돌파)
99%
재활용률 (29만+ 톤 누적 수거, 78종 폐기물 처리)
25조원
국내 폐기물 시장 규모 (B2B 사업장 약 17.8조원)
수치에서 주목할 것은 고객사 성장 궤적이다. 2020년 500개, 2021년 900개, 2022년 3,000개, 2023년 4,000개, 2024년 5,000개+. 2022년에 급성장한 것은 통합 폐기물 서비스를 정식 론칭하며 음식물 외 플라스틱·종이·비닐 등으로 확장한 시점이다. 고객 요구에 따라 취급 품목을 14종에서 23종으로 늘리자 기존 고객이 더 많은 폐기물을 맡기기 시작했고, 신규 고객 유입도 가속됐다. 지금은 78종을 처리한다.
잉카 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단순 자금 이상이다. 잉카그룹은 순환경제 기업에 1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첫 아시아 투자 대상으로 리코를 선택했다. 이케아가 31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리코의 기술과 운영 모델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루카스 비서 잉카 인베스트먼트 자원 순환 투자 총괄은 “한국의 세계적인 인프라와 제도적 환경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2. 투자자가 이 회사에 베팅한 3가지 이유
🔑 투자 포인트 요약
1. 비인기 산업의 블루오션 — 25조원 낙후 시장에서 경쟁자 없이 선점
2. 브랜드 + 데이터 투명성 — 불투명한 폐기물 시장에서 대기업을 끌어들이는 두 가지 무기
3. 잉카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네트워크 — 31개국 이케아 매장이 잠재 고객이 되는 구조
이유 1. 25조원 낙후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다
국내 폐기물 시장은 연간 25조원이다. B2B 사업장 시장만 약 17.8조원이다. 그런데 이 시장을 장악한 브랜드 기업이 없었다. 불투명한 거래 관행, 낙후된 운영 방식, 디지털화 제로. 창업자가 “더러운 일”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혁신하려 하지 않았던 시장이다. 이것이 기회였다. 리코가 고온·고압 세척 전용 수거통과 GPS 탑재 차량을 도입하고, 업박스 클라우드로 배출량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하자 기존 경쟁자가 없었다. 5,000개 고객사 중 스타벅스·맥도날드·코엑스·스타필드가 포함된 것은 이 분야에서 유일한 브랜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방역 시장의 세스코가 했던 것을 폐기물 시장에서 리코가 하고 있다.
이유 2. ESG 데이터가 대기업 영업의 문을 열었다
업박스 클라우드는 폐기물 수거 서비스에 SaaS를 더한 구조다. 한국환경공단 ‘올바로 시스템’과 자동 연동해 배출량, 청구 금액, 신고 서류를 실시간 관리한다. 탄소 저감량·재활용량 등 ESG 보고서용 환경 임팩트 지표를 자동 생성한다. 이것이 대기업 영업의 핵심 포인트다.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대기업들은 환경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폐기물 배출 데이터가 없으면 ESG 보고서를 쓸 수 없다. 리코가 이 데이터를 자동으로 제공하자 GS리테일, 신세계푸드, CJ푸드빌, 한화호텔&리조트 등 대기업 고객이 들어왔다. GS리테일과는 자원순환 프로젝트로 퇴비를 제휴 농가에 무상 공급하는 협력까지 이어졌다. 데이터가 영업사원보다 효과적인 B2B 도구였다.
이유 3. 잉카 인베스트먼트 투자가 가져오는 것
잉카 인베스트먼트는 순환경제 기업 투자에 10억 유로를 배정했다. 그 첫 아시아 포트폴리오가 리코다. 이것은 자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잉카그룹이 31개국에서 이케아 리테일을 운영한다. 이케아 매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관리, 이케아 납품사 ESG 관리 등 잠재적 사업 기회가 열린다. 글로벌 브랜드 이케아가 투자한 폐기물 스타트업이라는 레퍼런스는 아시아 시장 진출 시 신뢰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올린다. 한국산업은행과 GS홀딩스도 이번 라운드에 함께 참여했다. 정책금융·대기업 전략적 투자·글로벌 ESG 투자가 동시에 리코를 선택한 것이다.
3. 창업자가 리코에서 배워야 할 것
📋 당신이 진입하려는 시장에서 “아무도 브랜드화하지 않은 영역”이 있는가?
→ 리코가 찾은 기회는 시장 규모가 25조원임에도 브랜드 기업이 없었다는 것이다. 폐기물이 “더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혁신을 막았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 모두가 꺼리는 낙후 산업에 혁신 여지가 더 크다. 당신이 진입하려는 산업에서 규모는 크지만 아무도 브랜딩을 시도하지 않은 영역이 있는가. 세스코 모델을 어떤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가.
📋 당신의 서비스가 고객의 “의무적 업무”를 해결해주는가?
→ 업박스 클라우드가 대기업 고객을 끌어들인 이유는 ESG 데이터 보고가 기업의 “의무”가 됐기 때문이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업무를 자동화해주면 영업이 필요 없다. 고객이 먼저 찾아온다. 당신의 고객이 지금 “귀찮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가 무엇인가. 그것을 자동화하거나 대신해주는 것이 B2B에서 가장 강력한 영업 포인트다.
📋 창업 전 그 산업의 현장에서 직접 일해봤는가?
→ 김근호 대표는 노스웨스턴대 산업공학 출신 금융 트레이더가 폐기물 공장에서 수년간 일했다. 창업하기 가장 불편한 선택이었지만, 그 경험이 업박스의 핵심 기능이 됐다. 책상에서 시장 조사를 하는 것과 현장에서 몸으로 겪는 것은 완전히 다른 정보를 준다. 지금 혁신하고 싶은 산업이 있다면 먼저 그 산업에서 6개월이라도 일해보라.
코엑스 입찰 성공 스토리도 B2B 창업자에게 중요한 교훈이다. 2019년 코엑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입찰을 따낸 것이 리코의 전환점이었다. 코엑스라는 상징적 레퍼런스가 생기자 유사 복합시설 영업이 쉬워졌다. 코엑스 → 스타필드 → 대형 쇼핑몰로 확산됐다. B2B 사업에서 “첫 번째 대형 고객”은 그 다음 10개 고객을 자동으로 데려온다. 초기에 작은 고객 100개보다 상징적인 고객 1개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
현실적인 과제도 있다. 리코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단계다. 폐기물 수거·운반은 인력과 차량이 필요한 오퍼레이션 사업이다. IT 플랫폼처럼 마진이 높지 않다. 글로벌 진출 시 각국의 폐기물 규제와 처리 인프라가 다르다는 점도 현지화 비용을 높인다. 잉카 인베스트먼트의 네트워크가 이 글로벌 확장의 진짜 테스트가 될 것이다. 이케아 매장이 있는 31개국에서 리코의 모델이 통할 수 있는지를 2025~2026년이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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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 투자 히스토리 전체, 업박스 서비스 상세 구조, 잉카 인베스트먼트 투자 배경, 김근호 대표 인터뷰, 글로벌 진출 계획이 원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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