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양자물리학자가 만든 스타트업이 LLM을 95% 줄여 드론에 올리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27일 Multiverse Computing은 시리즈C 5억 7,000만 달러(약 8,550억 원) 투자유치를 발표했습니다. Q1 2026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배 성장했습니다(회사 발표 기준). 기술의 내용과 이 투자가 의미하는 것을 정리합니다.
💰 투자 구조: 밸류에이션 5배, 참여사 면면
이번 라운드는 Forgepoint Capital International·BNPP SIVF·Bullhound Capital이 공동 리드했습니다. Santander Alternative Investments·Tikehau Capital·HP Inc.·Orange Ventures·Scania Invest·Qatar Development Bank·EIC Fund가 참여했고, JP Morgan과 Santander CIB가 자문을 맡았습니다.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은 23억 달러(약 3조 4,500억 원)로 직전 시리즈B 대비 정확히 5배입니다. 추가 전략 투자자 합류 조건에 따라 총 8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까지 라운드가 확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Q1 2026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배 성장했다는 것은 회사 발표 기준 수치이며, 2025년 6월 시리즈B 이후 연환산 매출도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 CompactifAI: 양자물리학 수학을 AI 압축에 적용한 기술
핵심 제품 CompactifAI는 양자물리학의 수학적 프레임워크인 텐서 네트워크를 AI 모델 압축에 적용합니다. 이 기술을 만든 사람은 공동창업자 겸 최고과학책임자 Dr. Román Orús로, 양자물리학자 출신입니다.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Multiverse Computing은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양자컴퓨터에서 나온 수학을 일반 반도체(GPU·CPU)에서 돌아가는 AI 압축 기술로 전환한 것입니다. 회사 발표 기준으로 LLM 모델 크기를 80~95% 줄이면서 정확도 손실이 미미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Llama 3.3 70B 모델을 CompactifAI로 압축하면 Intel Xeon 6 프로세서에서 실행 가능하다고 합니다. 데이터센터가 필요 없습니다.
CompactifAI Router는 실시간으로 어떤 워크로드를 기기에서 처리할지, 클라우드로 올릴지를 결정합니다. 엣지에서 클라우드까지 연결하는 풀스택 플랫폼의 핵심 기능입니다.
🏭 Q1 매출 96배 성장의 맥락: 고객과 배포 규모
압축 모델이 현재 드론·카메라·위성·차량·통신 인프라 등 수백만 기기에 배포됐습니다. 클라우드 전용에서 엣지 전용으로 배포 방식이 바뀌면서 단위당 계약 규모도 커졌습니다.
고객 산업이 이 성장을 설명합니다. Allianz(보험)·Bank of Canada(금융)·Bosch(제조)·Iberdrola(에너지)·Telefónica(통신)·PwC(컨설팅)·Indra(방산) — 전부 규제가 강하고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에 올리기 어려운 산업입니다. 클라우드로 보내기 너무 비싸거나, 너무 느리거나, 허용되지 않는 환경이 CompactifAI의 핵심 수요처입니다.
AI PC 시장 진입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압축 모델이 AI PC에 내장될 경우 배포 규모가 수백만에서 수억 단위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 AI 배포의 병목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AI의 병목은 모델을 얼마나 잘 만드는가였습니다. Multiverse Computing이 제기하는 질문은 다릅니다. 만들어진 모델을 어디서나 실행할 수 있는가입니다.
드론이 비행 중에 LLM을 써야 한다면, 잠수함이 심해에서 AI 판단이 필요하다면, 원격 공장 설비가 실시간 AI 분석을 해야 한다면 — 전부 클라우드에 보낼 수 없습니다. CEO Enrique Lizaso는 “AI 산업은 수년 동안 잘못된 제약을 받아들여왔다. 강력한 모델은 비싼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 그 제약이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CompactifAI는 Together AI·Fireworks AI(클라우드 오픈소스 모델 비용 절감), SkyPilot(멀티클라우드 GPU 오케스트레이션)과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입니다. 클라우드에서 쓸 때는 비용 절감 레이어를, 엣지에서 써야 할 때는 CompactifAI로 모델을 압축하는 방식입니다.
🇰🇷 한국 기업과 창업자에게 주는 시사점
Multiverse의 압축 모델이 탑재되는 디바이스 목록인 차량·카메라·통신 인프라·AI PC는 한국 대기업의 핵심 사업 영역입니다. 삼성전자의 AI PC와 갤럭시 온디바이스 AI, 현대차의 차량 내 AI, LG전자의 가전 AI — 모두 클라우드 없이 AI를 실행해야 하는 환경입니다. 이 기술이 표준화되면 해당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반도체·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설계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내 엣지 AI 최적화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제조·물류·농업·의료 분야에서 클라우드 연결 없이 AI를 실행해야 하는 수요는 실재합니다. Multiverse 모델을 라이선스하거나, 유사한 경량화 접근으로 한국 산업에 특화된 엣지 AI를 만드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강력한 AI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Multiverse Computing의 8,550억 원 투자유치는 그 전제를 바꾸는 베팅입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양자물리학자가 만든 스타트업이 지금 드론과 차량과 통신망에 LLM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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